일상의 관심

어느 직장인의 기도

송파나루 2012. 1. 6. 21:11

어느 직장인의 기도


매일 아침 기대와 설렘을 안고 시작하게 하여 주옵소서.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나로 인하여 남들이 얼굴 찡그리지 않게 하여 주옵소서.


상사와 선배를 존경하고

아울러 동료와 후배를 사랑할 수 있게 하시고

아부와 질시를, 교만과 비굴함을 멀리하게 하여 주옵소서.


하루에 한 번쯤을 하늘을 쳐다보고

넓은 바다를 상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주시고

일주일에 몇 시간은 한 권의 책과 친구와 가족과 더불어

보낼 수 있는 오붓한 시간을 갖게 하여 주옵소서.


한가지 이상의 취미를 갖게 하시어

한 달에 하루쯤은 지나온 나날들을 반성하고

미래와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시인인 동시에

철학자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작은 일에도 감동할 수 있는 순수함과

큰일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대범함을 지니게 하시고

적극적이고 치밀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실수를 솔직히 시인할 수 있는 용기와

남의 허물을 따뜻이 감싸줄 수 있는 포용력과

고난을 끈기 있게 참을 수 있는

인내를 더욱 길러 주옵소서.


직장인 홍역의 날들을 무사히 넘기게 해주시고

남보다 한발 앞서감이

영원한 앞서감이 아님을 인식하게 하시고

또한, 한 걸음 뒤쳐짐이

영원한 뒤쳐짐이 아님을 알게 하여 주옵소서.


자기반성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게 하시고

늘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매사에 충실하여 무사안일에 빠지지 않게 해주시고

매일 보람과 즐거움으로 충만한 하루를

마감할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이 직장을 그만 두는 날

또한 생을 마감하는 날에

과거는 전부 아름다웠던 것처럼

내가 거기서 만나고 헤어지고 혹은 다투고

이야기 나눈 모든 사람들이 살며시 미소짓게 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