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천호2동 천일중 2학년에 재학중인 A군은 지난해 3월 같은 반 친구 B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괴롭히다가 담임
교사에게 적발됐다.
담임교사는 A군을 학교에서 운영중인 ‘니즈 콜(Needs Call)상담센터’로 데려가 그림으로 보는
심리검사,
문장완성 검사, 다면적
인성검사 등을 받게 했다. 한부모 가정에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A군은 검사 결과, 자기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거나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능력도 또래에 비해 떨어졌다.
상담센터는 A군의 부모와 상담한 후
보드게임 등을 통해 규칙과 예의를 지켜야 하는 이유,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과 인내심을 가지는 방법 등을 익히도록 했다. 8개월여간의 상담과
교육 끝에 “A군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고 학업
성적도 올랐다.
어린 학생들을 ‘자살’이라는 비극적 선택으로 내몬 학교폭력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천일중에서 시행중인 인성
교육프로그램이 학교폭력의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5일
강동구청과 천일중 등에 따르면 이해식 구청장은 지난해 3월부터 천일중에 1억21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해 ‘좋은 중학교 육성 프로젝트’를 시범운영해왔다. 인성교육을 위해 니즈 콜 상담센터에서 학교폭력·흡연·휴대전화의 공해가 없는 ‘3無운동’을 벌였다. 개별 상담, 또래 상담, 학교폭력 가해자 교육, 자존감 향상을 위한 집단 상담 등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진행됐다.
지난해
개인상담을 받은 학생이 1152명이었고 집단상담을 받은 학생은 1839명에 달했다.
이 같은 노력은 학업능력 향상으로 이어져 지난해 전국학업성취도평가 결과, ‘보통 이상’은 전년대비 11% 증가한 반면, ‘
기초학력 미달’의 경우 6.5% 감소했다.
이 구청장은 “상담사가 1명인 다른 학교와 달리 천일중은 3명을 두고 일상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특별프로그램을 마련한 결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학교폭력이 사라지길 원한다면
사후약방문식의 강력한 처벌보다는 사전 예방을 위한 인성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며 올해는
시범학교를 2개교로 늘려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