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혼다 CTX700

송파나루 2013. 12. 30. 11:00

'HONDA CTX700' ·· 응? 이렇게 기분 좋아도 되는 거야?

모터바이크 | 2013.10.17 | 조회 126,909 |

혼다 CTX700 모터바이크 응? 이렇게 기분 좋아도 되는 거야?
혼다 CTX700 주행

NC700X, NC700S(한국에는 미도입), 인테그라 등 일련의 NC 시리즈와 똑같은 엔진, 똑같은 섀시를 사용한 또 하나의 뉴 모델이 CTX700/700N 크루저 시리즈다. 그 중에서 한국 도입이 결정된 CTX700을 시승할 기회가 있었다. 이거 솔직히 좀 놀랐다. 바이크 타기가 이렇게나 편하고 기분 좋다니 거의 반칙 수준이다

서브 프레임을 낮게 설계함으로써 기본 디멘전을 그대로 유지한 채 720mm라는 시트고를 실현하고 있다. 큼지막한 그랩 바와 좌우 2개씩의 짐고리도 마련되어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신형 CTX700 만큼 최근의 나를 놀라게 한 바이크는 없었다. 처음에 사진으로만 보았을 때에는 둥그렇고 납작하고 펑퍼짐한 디자인하며, 네이키드인지 크루저인지 알쏭달쏭하게 생긴 생김새며, 아무리 승차감을 연출을 해봐야 기존의 엔진과 섀시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뻔할 것 같은 선입관하며…, 도대체 이건 무엇을 주장하려는 바이크인가 싶었다. 더구나 시승 당일날은 아침부터 비가 예보되어 있는 최악의 상황. 서둘러 야외 촬영을 마치고 때마침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비를 피해 허둥지둥 스튜디오로 피신해 들어왔을 때만 해도 나는 이 바이크의 장점을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이미지 목록

헤드라이트는 60/55W H4 멀티 리플렉터 방식을 채용한다.

심플하게 다듬어진 리어 카울은 옵션으로 마련된 패니어 케이스를 장착할 것이 고려된 설계다. 테일 램프는 LED 방식이다.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저녁 무렵 스튜디오 촬영을 마치고 하늘이 소강상태를 보인 틈을 타서 집으로 돌아가는 퇴근길에서다.

NC700에 탑재된 것을 베이스로 중저속 토크를 더욱 향상시킨 세팅이 이루어져 있는 670cc 수랭 2기통 엔진.

우선 신호등에서 정지해 있을 때에 발이 잘 닿는다. 720mm의 시트고는 키 168cm인 나라도 두 발바닥이 완전히 닿고, 무릎이 살짝 구부러질 정도의 여유가 있다. 두 다리로 지탱하기가 편한데다가 바이크의 무게 중심이 허벅지 아래에 낮게 깔려 있는 느낌이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넘어뜨릴 것 같은 불안감이 없다.

NC 시리즈보다 높이를 낮춘 전용설계 서브 프레임을 채용. CAE 분석을 통한 강성 밸런스 최적화로 자연스런 핸들링과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수랭 2기통 엔진은 중저속 토크가 참으로 탐스러워서 클러치 조작만으로도 출발이 가능하고, 스로틀을 스윽 비틀면 기분 좋게 쭉쭉 가속해 나아간다. 원래부터 중저속이 튼실했던 NC700 엔진이지만 더욱 두툼해진데다 더욱 꾸준히 토크가 나온다. 스로틀 반응이 경쾌해서 가뿐하게 가속이 이루어지며, 중저속 영역만으로도 원하는 만큼의 달리기가 가증하다. 병렬 2기통이면서도 기통 사이의 크랭크샤프트를 270도 비틀어 놓은 덕분에 90도 V트윈을 방불케 하는 고동감이 확실하게 존재하고 있고, 소음이 잘 이루어진 배기음에도 기존 NC700 시리즈와는 다른 서정성이 서려 있다.

NC700을 베이스로 캐스터각과 초기하중 등이 변경된 프론트 포크. 320mm 웨이브 로터에 유압식 ABS가 기본 사양이다.

6단 톱기어로 80km/h 부근을 유지하고 달리면 회전수는 약 2,500rpm 부근. 고동감과 배기음이 꽤나 그럴 듯하고 기분 좋다. 이 상태에서 스로틀을 스윽 열면 고동감과 배기음이 더욱 강조되어 다가온다. 고회전까지 방방 돌릴 필요도 없이 이렇게 중저속을 사용해서 일찌감치 철컥철컥 기어를 걷어 올려 가도 충분히 교통의 흐름을 리드할 수 있다.

리어의 H. M. A. S(Honda Multi-Action System) 댐퍼도 NC700의 것을 답습하되 CTX만의 특성을 위해 세팅이 변경되었다.

◈ 이 엔진, 드디어 최적의 파트너를 만나다

73.0mm × 80.0mm의 롱스크로크 엔진은 6,300rpm부근에서 이미 레드 존에 들어서는데, 굳이 속도계를 보지 않고 기분이 좋아지는 부분만 사용해서 변속을 해가면 거기까지 돌릴 일이 없다. NC700을 시승했을 때에 예상보다 훨씬 일찍 레브 리미터가 작동해서 당황스러웠던 일이 이번에는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바이크가 일단 달리기 시작한 후부터는 5,000rpm 정도만 사용하는 편이 차체 특성에 걸맞은 아주 기분 좋은 라이딩이 가능하다. 걸쭉하고 감칠맛 나는 이 롱스트로크 엔진은 CTX의 크루저 스타일에 정말 잘 어울린다.

NC700 시리즈를 토대로 에어클리너 흡기 덕트를 변경, 머플러 테일 파이프 사이즈를 23→29.8mm로 확대, ECU 세팅 등이 이루어진 수랭 2기통 670cc 엔진. 덕분에 중저속 흡기 효율 향상되어 탐스러운 중저속 토크 특성으로 다듬어졌다 (사진은 NC700용).

이 바이크는 NC700 시리즈보다 캐스트 각이 크고 휠베이스도 다소 늘어나서 크루저다운 안정성이 돋보이는 설정이다. 그렇지만 코너에 진입하거나 S자를 헤집고 나아갈 때에 차체가 무겁거나 굼뜬 인상이 없다. 직선에서 속도를 줄이고 가고 싶은 곳을 향해 스로틀을 열면 그저 자연스럽게 방향을 바꾸어간다.

브레이크도 좋다. 제동력이 충분하고 다루기가 편하다. 크루저치고는 뱅크각도 꽤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훨씬 스포티한 코너링이 가능하다. 스텝을 긁을까봐 걱정되어서 코너 앞에서 쓸데없이 감속해야하는 일도 없다. 그저 물 흐르듯 달려와서 직선과 코너를 자연스럽게 이어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크루저라기보다는 네이키드 감각에 가깝다.

연료 탱크 커버를 열면 작은 수납공간이 나온다.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고맙지만 별도의 자물쇠 등은 달려 있지 않다.

복잡한 시내의 극저속 우회전에서도 앞바퀴가 쓸데없이 꺾여 들어가는 과도한 셀프 스티어 현상이 없고, 갓길의 단차를 밟아도 타이어가 골을 따라 휘청거리지도 않는다. 지극히 평범한 사이즈인 17인치 휠에 지극히 평범한 사이즈의 타이어가 이런 곳에서 실력을 발휘한다.

다리를 뻗어 올려놓게 되는 포워드 컨트롤 스텝. 표면의 그립이 좋아서 발바닥의 안전성이 좋다. 체인지 페달까지의 거리가 약간 멀지만 조작성에 문제는 없다.

이런 특성은 U턴 할 때에도 나타난다. 핸들 조향각이 커서 회전 반경이 짧은데다가, 차체 안전성이 높아서 극저속으로 선회하기가 쉽고, 게다가 엔진 필링이 끈끈해서 반 클러치를 사용하는 등의 잔 신경을 쓸 일이 없다. 최악의 경우 여의치 않다면 두 발로 땅 짚으면서 방향을 바꾸면 그만이다. 시트에 올라탄 상태에서 두 발로 밀어서 후진시키기도 누워서 떡먹기다.

리어 브레이크 둘레의 내용도 기본적으로 NC700 시리즈와 동일하다. 컴바인드 ABS는 아니지만 하중에 리어 실리는 구조라서 제동력은 매우 좋다.

집에 도착해서 지하 주차장에 CTX를 세운 후에 시트에서 내릴 때에 너무나 내리기 편해서 깜짝 놀랐다. 시트고가 이렇게나 낮았구나!를 새삼 깨달았다. 올라타기도 편하다. 다리를 슬쩍 들어서 돌리기만 하면 된다. 이런 친숙함은 정말이지 고맙다. 이대로 집으로 그냥 올라가기가 왠지 아까워서 요 앞의 편의점에 커피를 마시러 가기로 마음먹고 다시 시동을 걸었다. 사이드 스탠드를 걷으려고 차체를 일으켜 세우는데 너무나도 가볍게 세워지기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계기반은 심플하고 아담한 구조지만 필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핸들 바는 강성과 조작감을 양립시킨 테이퍼 구조를 채용. 오디오가 옵션으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대쉬보드의 스피커 공간은 활용하기 나름이겠다.

정지 상태에서 밀고 끌고 하기가 편하고, 발이 잘 닿아서 편하고, 승차 자세가 편하고, 달리는 데에 특별한 기술이 없어서 편하고, 언제나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편하고, 열심히 달리지 않아도 편하고…. 바이크와 접할 기회가 많아질수록 이 점은 중요하게 다가온다. 이 바이크와 함께라면 정말 어디나 같이 가고 싶어지겠다.

최종 감속비와 17인치 휠& 160mm 사이즈 타이어 등도 NC700의 것과 기본적으로 동일한 내용.

참고로 덧붙이자면 이 CTX, 사진보다 실물이 100배 낫다. 예쁘게 생겼는데 사진으로 찍어 놓으면 그닥 별로로 나오는 사람이 있는데 일테면 그런 캐릭터다. 가까운 혼다 매장에 가서 꼭 한 번 직접 보고, 시승해 보시길 권한다. 굳이 값비싼 오버 리터급을 타야만 체면이 선다는 허세와 발돋움만 버린다면 새로운 세계가 보일 것이라고 귀띔해주고 싶다.

HONDA CTX700 SPECIFICATION
  • 엔진형식 수랭 4스트로크 SOHC 병렬 2기통
  • 보어×스트로크 73.0mm × 80.0mm
  • 배기량 670cc
  • 압축비 10.7:1
  • 최고 출력 48ps/6250rpm
  • 최대 토크 6.1㎏.m/4750rpm
  •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 연료공급 방식 전자식 퓨얼 인젝션
  • 연료탱크용량 12ℓ
  • 변속기 6단 리턴
  • 클러치 습식다판
  • 서스펜션 (F) Ø41mm 정립식 텔레스코픽 (R) 프로-링크
  • 브레이크 (F) 320mm 싱글 디스크 (R) 240mm 싱글디스크
  • 전장×전폭×전고 2255×855×1165(mm)
  • 타이어 (F)120/70ZR17M/C (R)160/60ZR17M/C
  • 휠베이스 1530mm
  • 시트높이 720mm
  • 차량중량 225kg
  • 판매 가격 1,150만원
모터사이클 정보
2013 혼다 CTX700
개요표
2013 혼다 CTX700
제조사 혼다
장르 투어러
가격 1,150만원
배기량 670cc
연비 38.0km/ℓ
연료 가솔린
엔진형식 수냉, 4스트로크, 2기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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