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관심

나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지 못하도록 교육을 시킨다

송파나루 2009. 3. 5. 12:47

나는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지 못하도록 교육을 시킨다. 엉뚱하다 못해 거꾸로 된 서비스교육이 아니냐는 반문이 나올 만하다.

대부분의 음식점 뿐 아니라 모든 업장에서 직원들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하도록 교육을 시키고 있다. 친절이 강요되는 요즘은 큰소리로 90도까지 허리를 굽혀가면서 인사를 하도록 철저하게 교육시키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렇게 과장된 인사는 친절하다기 보다는 가식으로 느껴지기 쉽다. 실생활에서 그렇게 인사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말 반가운 사람을 만났을 때는 허리를 얼마나 깊이 숙일까 하지 않고 표정과 말투로 그 감정을 전한다. 오히려 반갑다기보다는 형식적으로 예의를 보여야 하는 상대일 때 허리를 아래로 굽힌다.

형식적인 인사를 받고서 마음이 기쁜 사람은 없다. 일본에서라면 모를까 한국 사람들은 과장된 행동은 진실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고 그런 방식의 인사를 받을 때 기분이 좋다는 사람보다는 어색할 뿐만 아니라 형식적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해 볼 일이다. 보기에 번드르르한 광고나 요란한 선전 뒤에 실제 상품이나 서비스는 별 볼일 없을 때의 배반감과 마찬가지로 과장된 인사 뒤에 음식이나 서비스가 시시하면 그런 인사는 나를 돈 주머니로만 보는 것으로 생각되어 오히려 탐탁지 않게 보인다.

그래서 나는 정성껏 목례만 하도록 한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을 친근하게 느끼는 고객이 늘고 있다. 과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짜로 인사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원조 옆집으로 가라」 유민수 지음 중에서 -